What is coffee to you?
(당신에게 커피란?)
✔️ 휴식의 커피믹스
고등학교 때 나는 야간 자율 학습 때 마다 믹스커피를 즐겨 마셨는데, 각성은 빌미일 뿐 사실 그 맛이 좋아서였다. 텀블러에 믹스커피 두 봉을 넣고 비닐로 휘휘 저어 자습실로 가져가면, 그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는 PC방 라면 냄새처럼 옆 친구들의 엉덩이도 일으키곤 했다. 대부분 커피 맛을 안다기보다 책상에서 일어나 교실 밖 정수기를 오가는 짧은 휴식이 좋아서였을 것이다. 그때의 커피는 ‘휴식’이었다.
✔️ 노동의 아메리카노
달콤한 ‘휴식’의 커피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메리카노로 바뀌었다. 매일 아침 출근길에 따뜻하게 한 잔 받아두고 중간쯤 마시다가, 뜨거운 물을 부어 남은 반을 마시던 그때의 커피는 ‘노동’의 커피였다. 달갑지 않던 상사가 반강제로 부서 전체에 음료를 사는 날은 평소 사먹지 않던 이름 긴 커피를 고르곤 했다. 그렇게라도 소심한 분노를 표출해야 노동의 아메리카노가 중화되는 법이니까.
✔️ 생존의 리스트레토
혼자 일하는 직업을 선택한 후, 나의 집중력은 더 절실해졌다. 내가 실수하고 삐끗하면 그 결과는 온전히 그대로 내 것이 되기에 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. 뭉근하게 희석된 카페인은 노동에는 탁월하지만 창작에는 조금 모자라다. 작은 잔에 압축되어 내려오는 이 ‘생존’의 커피는 향기부터 압도적이다. 가끔 즐기는 리스트레토는 에스프레소보다도 양이 적은데 추출 시간이 짧아 맛은 더 깔끔하다. 너무 진해 쓰지 않을까 염려될 수 있지만, 쓴맛을 내는 성분이 나오기 전에 추출이 끝나기 때문에 오히려 고소함이 강하다.
📌 Brush & Palette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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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라랜드 Bellaland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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