Farmer Father
(귀농, 그리고 아버지)

어떤 날은 보름 가까이 비가 내리지 않아서 한참을 물을 퍼다 날라야 했어요. 물을 뿌려주는 기기도 하필 고장이 난 터라 그것밖엔 방법이 없었답니다. 아버지는 호스가 연결될 만큼의 거리에 집을 지었어야 했다고 투덜댔지만 논 바로 옆에 집을 지을 순 없는걸요. 그걸 알면서도 아버지는 괜한 심술이셨답니다. 납품할 거래처에 보낼 사진을 찍으려고 상태가 좋은 녀석들만 골라 상추를 한 아름 안고 왔는데 아버지는 또 한소리를 하십니다. 그러다가 사진이랑 다른 물건이라며 되돌려 보내면 어쩌냐면서요. 그럼 벌레 먹은 걸 골라오냐고 하니 대답이 없으세요. 겉만 번지르르하면 안 된다는 걸 저리 말씀하신답니다.

- 박별라, 『 없는 소설 』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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